이번 포스팅에서는 입덧 위주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제 입덧은,, 거의 중상위권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정말 심한 분들은 음식을 못삼켜서 응급실에서 링겔도 맞으신다는데, 저는 그 직전까지 였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 24주차 인데, 토는 안하지만 아직도 울렁거리는건 조금 있어요.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어서 뭐부터 정리해서 얘기해야 될 지 모르겠네요...
입덧 증상
- 냄새, 토덧, 양치덧
포스팅 하면서 심하게 입덧하던 시절을 다시 되뇌이려니 아찔하네요...
저는 초기에 입덧이 너무 심해서 남편이 한 달정도 일을 쉬었어요. 남편이 집안일도 하고 제가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밥도 차려주고 그랬습니다... 안그랬으면 혼자 너무 힘들었을거예요. 남편이 마이닝에서 일하고 있을 때라 집에 2주 씩 없었거든요. ㅠㅠ 2주 마이닝에서 일하고 1주 집에 쉬러오고 그랬는데 제가 너무 힘들어해서 일을 그만두었어요. 한 달정도 쉬고, 집에서 다니는 곳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1. 냄새
일단 저는 냄새에 예민한 시기가 있었어요.
갓 지은 밥 냄새, 라면 냄새, 냉장고 냄새, 김치 냄새, 등등..
한 30년 동안 매일, 매 끼 밥을 먹어왔는데,, 밥 냄새가 이렇게 역겹다니요...
한국 쌀이 아니라 호주 쌀이라 그런가 싶어 비싼 한국 쌀로 바꿔도 봤는데 여전히 갓 지은 밥냄새가 역겨웠어요..
밥을 할 때는 창문 다 열어놓고 저는 방으로 피해있었어요. ㅜㅠ
남편이 라면이 먹고 싶다고 라면을 끓여먹는데 왜이렇게 냄새가 지독한지...
내가 알던 그 칼칼 매콤한 향의 라면이 아니라 왠 오래 된 조미료 덩어리를 끓이는 냄새예요 ㅠㅠ
그래서 저는 또 방에 들어가 있었구요...
냉장고는 열때마다 냄새가 나는데 특히 김치 냄새가 너무 나는거예요. 그래서 남편한테 말했는데 알고보니 남편이 큰 김치통 뚜껑을 제대로 안닫고 냉장고에 넣어놨었더라구요. 살짝 안닫혀있었던건데 그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났어요.
또 한 번은 제가 화장실에 잠깐 다녀왔는데 주방에 김치냄새가 진동을 하는거예요. 알고보니 남편이 그 사이에 김치 꺼내서 열어보고 닫고 넣어놨는데 그걸 제가 맡은거였어요...
2. 토덧
토덧 정말 힘들어요... 한 번 토를 하면 세 네번 연속으로 분수토를 합니다... 위장에 있는 모든걸 쥐어짜서 토해내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한 번 토하고 나면 기운이 다 빠져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어요. 이 토덧 때문에라도 입덧약을 먹어야겠더라구요.
그리고 고춧가루 든 음식을 먹기가 무서워져요. 토할때 너무 맵고 힘들거든요 ㅠㅠ 한 번은 하리보 스윗 앤 사워 젤리를 먹었는데 젤리토도 했었어요... 허허...
처음엔 내가 이제까지 몇 번 토했다 셀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몇 번째 토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세는 걸 포기했습니다.
3. 양치덧
냄새나 토덧이 좀 가라앉고 3일에 이틀은 컨디션이 그럭저럭 괜찮을 때 쯤, 양치덧이 생겼습니다. 원래 있었는데 다른 입덧에 묻힌건지, 새로 생겨난건지 모르겠는데 양치할 때 너무 토할거같았어요. 그냥 입 안에 칫솔을 넣는 거 자체가 구토를 유발하는 느낌...
아침에 토마토 하나 먹고 양치를 하는데 붉은 토마토가 주륵... 나오는거예요. 양치를 하다 토마토를 토한거죠... 토마토 하나 먹은건데 토를 한 세네 번 하면서 토마토 하나를 완전 쥐어 짜냈습니다. ㅠㅠ
양치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치약도 바꿔보고 인터넷도 검색해봤었는데 하나 괜찮은 방법이 있었어요.
바로 양치할때 고개를 푹 숙이고 하는겁니다. 완전 어깨정도 까지 수그리고 양치를 하면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양치할 때 토할 것 같은 기분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리고 20주가 좀 넘어가니까 심한 입덧 증상은 사라졌고, 24-25주 차인 현재까지 속이 약간 울렁거리는 기분만 남아있는 상태예요. 그래도 음식을 잘 먹을 수준 정도는 됩니다!
다만 좀 불편한게 있다면 물을 마시면 좀 더 심하게 울렁거린다는 거예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울렁거리는게 심해지긴 하는데 물만 마셔도 그러니까 조금 불편해요. 양수때문이라도 물을 많이 마시고 싶은데 그게 좀 어려워요. 그래서 지금 시도하고 있는건 따뜻한 물 조금씩 자주 마시는거예요. 이 방법이 잘 먹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입덧할 때 먹은 음식
- 식빵, 크래커, 베이글, 국수, 진저비어
저는 입덧할 때 한식, 고기는 눈에 안들어왔어요.
맨 처음 입덧 할 때는 진저비어, 토마토를 먹었어요.
생강차가 입덧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는데, 호주에서는 진저비어를 마신다고 들은적이 있어서 진저비어를 마셔봤었어요.
아시다시피 진저비어는 그냥 생강향 나는 탄산음료수고 알콜이 든 맥주는 아닙니다....
진저비어도 물리고, 토마토도 울렁거릴때 쯤,
식빵, 크래커, 국수로 음식을 바꿨어요. 네.. 이 음식들은 냄새가 잘 안나고 특히 쌀냄새도 안나니 먹을만 했습니다.
특히 식빵이랑 크래커에 크림치즈, 쨈, 버터, 땅콩버터를 발라서 잘 먹었어요.
살이 더 빠지지 않게 식빵에 버터를 덕지덕지 발라서 먹기도 했구요. 몇 주 동안 아주 잘 먹었어요.
가끔 남편이 해주는 잔치국수도 먹구요.
그러다가 베이글이 갑자기 먹고싶어서 코스트코 블루베리 베이글을 먹었는데 이 것도 아침에 한 참 잘먹었어요.
호주 마트 식빵보다는 훨씬 영양가 있는 것 같아서 베이글을 한 동안 먹었습니다. 역시나 쨈이랑 크림치즈 발라서 잘 먹었어요.
호주 GP에서 처방해주는 입덧약
- Doxylamine 독실라민, Zofran 조프란
GP에서 처방받은 이 약의 성분(Doxylamine 독실라민)은 제가 먹기 전에 인터넷에 검색 해봤었는데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입덧약 성분인 것 같아요.
호주는 입덧약에 독실라민 성분만 있고, 한국에는 독실라민+비타민B6 같이 들어간 입덧약을 먹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GP쌤 처방에 따라 비타민 B6 25mg을 따로 사서 독실라민이랑 같이 먹었어요.
호주에서 독실라민은 겉에 불면증 약으로 써져 있어요. 주의사항에 임산부는 복용하지 말라고 써있는데, 이건 아는 의사분께 확인해보니 호주에서 흔히 소송을 피하기 위해 안전한 약에도 임산부는 복용하지 말라는 문구를 넣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독실라민은 불면증 약이다 보니 먹으면 심하게 졸린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GP쌤께 처방받을 때도 밤에 자기전에 먹어야 하고, 먹고 난 후에 운전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너무 입덧이 심하면 한 알을 쪼개서 반 알만 낮에 먹어도 된다고 하셨구요. 비타민 B6는 약국에 처방 없이 25mg짜리를 따로 사서 하루 최대 3번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GP쌤께 처방받은 약이 사실 두 가지 인데. 독실라민이랑, 낮에 하루 세번 먹는 약 까지 두 종류를 처방받았었어요. 근데 그 낮에 먹는 약이 저랑 너무 안맞는것 같아서 이름도 확인 안하고 그냥 버려버렸어요... 그 약을 먹고 다음날 하루에 세 번 토했었거든요 ㅠㅠ 그리고 GP쌤께도 말씀드렸더니 그럼 독실라민만 먹자고 하셔서 그 뒤로 독실라민만 먹었습니다.
먹던 독실라민 한 통이 다 떨어졌을때, 추가 처방전 없이 아무 케미스트나 가서 달라고 하면 또 사실 수 있어요.
다만 약사에게 입덧약 용으로 먹는거라고 한 번 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그냥 계속 사러 갔었는데 약사님이 제가 불면증으로 약을 과다복용 하는건 아닌지 걱정하시더라구요.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많이 마시냐고 물어보시길래 입덧약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이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또 다른 약이 하나 있는데,,, 바로 Zofran 조프란 (ondansetron 4mg)
이 약은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이구요, 아는 의사 선생님이 제가 엄청 심하게 토하는 모습을 보고... 따로 처방해주셨어요.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받을때 먹는 약이래요. 항암치료 받고나면 엄청 울렁거리고 토할거같다는데 그걸 빠르게 진정시켜주는 약이라고 해요. 호주에서는 암 환자들이 이 약을 살 때 할인이 되는데, 저는 임산부가 사는거라 할인이 없어서 가격이 좀 비쌌어요.
이 약은 뜯어보면 가루가 뭉쳐져 있는 느낌이고, 혓바닥 아래에 넣고 흡수시키는 약이에요. 그럼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은 상태를 진정시켜준다고 합니다.
제가 입덧으로 토를 심하게 하니까, 토를 억제? 하는 약을 먹어보라고 처방해주신 것 같아요. 근데 또 임산부라 불안하니까,, 아는 의사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거긴 하지만 바로 먹지 않고 담당 GP쌤에게도 한 번 더 여쭤보고 더블체크하고 인터넷도 검색하고 그러고 먹었어요. 그리고 부작용으로 변비가 있다는 얘길 들어서,,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진짜 필요할 때만 먹어서 두 번인가 먹었어요. 다행히 변비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ㅎㅎ
다음 포스팅에서는 NIPT 기형아 검사 관련해서 얘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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