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과 뮤지컬에서 인물구도 비교분석 - (마리우스-퐁메르시-질노르망-ABC의 벗들)
소설에서 뮤지컬로의 장르 변화 속에서 마리우스의 관계는 삭제가 많이 이루어졌다. 혁명을 함께한 ABC 벗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관계가 삭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디 소설에서의 마리우스는 질노르망(왕당파)의 외손자이자 퐁메르시 대령(보나파르트 파)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모른 채 질노르망씨에 의해 길러졌다. 그러던 마리우스는 어느 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후 아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찾아다닌다. 아버지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며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고 그런 아버지의 사상에 동조하게 된다. 질노르망씨는 보나파르트파인 마리우스의 아버지를 싫어했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해 조사하고 다니는 마리우스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마리우스 또한 자신이 존경하는 아버지를 싫어하는 질노르망씨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독립을 선언한다. 집에서 나온 가난한 변호사인 마리우스는 ABC 벗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데 이들은 마리우스의 사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마리우스는 ABC 벗들을 통해 혁명을 접하며 그들과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질노르망씨, 퐁메르대령, ABC 벗들 모두 마리우스가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사상을 정리하는데 조력 잔 적 역할을 하며 마리우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이다. 왕당파인 할아버지 밑에서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살았을 수도 있는 마리우스는 보나트르파인 아버지와의 간접적 만남을 통해 성장기를 거치고 ABC 벗들을 통해 그 사상을 정리하고 자신만의 사상을 확립해가는 성장의 길을 겪는다. 이런 인물들과의 관계는 마리우스의 진중함, 몽상가적 면모를 보여준다.
뮤지컬에서 마리우스는 혁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하기를 동조시키는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마리우스 어딨나, 이 땅 지도자?
어딨나, 저들 구할 자?
앙졸라단 한 사람, 그는 라마르크
민중 위해 싸우실 분
거지 합창 굶주린 애들
살펴주시길
거지 빵 껍데기 한 조각만
적선해줍쇼
거지 주님의 자비로
거지 합창 자비를, 자비를, 자비를
마리우스 라마르크 병이 깊어가
일주일이나 버틸까
앙졸라이 땅의 분노 가득해
심판의 날은 올 건가
배부른 돼지들을 치는 날
그날에 바리케이드 세우리
즉, 마리우스는 이미 혁명에 뜻을 둔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와 함께 등장하는 그의 벗은 ABC 벗들 중 한명이다. 질노르망, 퐁메르시 모두 뮤지컬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즉, 마리우스 사상의 성장기이자 인간으로서의 성장기가 뮤지컬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마리우스는 첫 등장 순간부터 혁명을 꿈꾸는 멋진 청년이다.
소설에서 마리우스는 테나르디에와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뮤지컬에서 이 둘의 관계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마리우스-퐁메르시대령 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마리우스와 테나르디에 관계는 마리우스-퐁메르시대령 관계에 의해 파생된 관계이기 때문이다.
퐁메르시대령이 워털루 전쟁에 참전했을 당시 자신의 소지품을 뒤지던 테나르디에를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생명의 은인이 테나르디에라고 생각한 마리우스는 테나르디에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노력한다. 고르보 누옥에서 밀린 집세를 내주기도 하고 테나르디에가 감옥에 있을 때 돈을 넣어주기도 한다. 마리우스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아버지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테나르디에에게 은혜를 갚음으로써 대신 표현한다. 이렇듯 마리우스와 테나르디에의 관계는 마리우스 - 퐁메르시대령의 관계에서 파생된 관계이다. 그러므로 뮤지컬에서 퐁메르시대령이란 캐릭터의 삭제로 그 관계 또한 자연스레 사라졌다.
2. 소설과 뮤지컬에서 인물구도 비교분석 - (마리우스-ABC의 벗들)
그렇다면 수많은 관계가 사라지고 ABC 벗들과의 관계만 남게 된 마리우스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마리우스는 소설보다 비교적 ABC 벗들과의 관계가 짙어졌다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 혁명을 같이하는 동료, 동지 정도로 생각되었다면 뮤지컬에서는 우정을 나누는 친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혁명이 끝난 뒤 ABC 벗들의 죽음을 대하는 마리우스의 태도에서 엿볼 수 있다.
소설에서 마리우스는 혁명을 함께한 이들의 죽음을 슬퍼하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짧은 한 줄로 표현된다. 슬픔도 잠시 사랑하는 여인 코제트와의 재회의 기쁨에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이에 반해 뮤지컬에서는 마리우스의 애절한 독창으로 그의 슬픔을 극대화해 표현했다.
마리우스 차마 말도 못 할 슬픔
고통만 더해가고
텅 빈 의자, 텅 빈 탁자
모두 죽고 사라져
혁명 토론하던 이곳
불길 타오르던 이곳
내일 노래하던 이 곳
결국 오지 않을 날
한쪽 구석 탁자에서
깨어날 세상 꿈꿨지
부푼 목소리 드높아
아직 귀에 들려
그날 그 함성소리는
우리의 작별 인사
홀로 남은 바리케이드만이
친구여, 날 용서해줘
함께 죽지 못한 나를
차마 말도 못 할 슬픔
고통만 더해가고
창문에 어리는 추억
마루에 걸린 그림자
텅 빈 의자, 텅 빈 탁자
나만 홀로 남았네
묻지 말길, 내 친구여
너의 희생 무어냐고
텅 빈 의자, 텅 빈 탁자
사라진 노랫소리
마리우스는 함께 죽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은 사실을 고통스러워하며 친구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달파한다. 함께 토론하고 혁명을 향해 함께 불타오르던 그날들을 다신 오지 않을 그날이라 표현하며 친구들과 혁명에 대한 그리움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소설의 마리우스에 태도에 비해 극대화되었다.
이렇듯 뮤지컬에서 마리우스의 첫 등장신이 혁명을 알리고 시대를 한탄하는 장면인 것을 비롯하였으며 ABC 벗들과의 관계가 더 깊어짐은 마리우스를 혁명에 좀 더 열성적인 인물로 그리고자 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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