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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서양 공포영화의 구조적 차이, 원인과 이유

by Glad soomy 2023. 3. 21.

1. 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표출하는 방법

 공포감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사람이 공포감을 느끼는 생리적 원인은 같으나 사람마다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대상은 각자 다르다. 이는 사람이 시간적, 공간적 배경에 따라 살아온 문화와 환경에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들로 인해 공포영화는 특정 문화와 민족 안에서 각각 공포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자신들만의 특징을 갖게 된다. 특히 민간전설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각각의 민족이 가진 독특한 문화는 그 민족이 소유한 설화 속에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농도 짙게 내재하여있기 때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민간전설이나 괴담 등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중심으로, 동서양의 공포영화 자체의 소재와 공포감을 부여하는 방법을 알아본 후, 공포영화의 소재가 되는 민간전설의 배경을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하겠다. 분석 대상은 2015 부산국제영화제 공포영화 부분 상영작이었던 ‘백트랙 (2015)’, ‘손님 (2015)’, ‘죽음의 제물 (2015)’를 대상으로 하고 이전의 공포영화와 함께 비교하여 연구하겠다.

 

민간전설, 괴담, 공포

2. 동양과 서양 공포영화의 구조적 차이

 영화는 영화의 서사를 구성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시청각적으로 표현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매체이다. 따라서 서사도 중요한 동시에 이를 시청각적 요소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 또한 중요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서양의 민간전설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공포영화의 서사적인 면에서는 어떤 소재와 이미지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는가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어떤 영화적 표현기법을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보겠다. 또한 동양과 서양이 공포영화의 소재와 표현기법에서 각각 어떤 특징을 갖는지 알아보겠다.

 

3. 공포영화 소재 및 이미지

 동양과 서양이 민간전설이라는 것을 소재로 공포영화를 제작했다 하더라도 각각이 의미하는 민간전설이란 다르다. 동양, 특히 한국에서는 전래동화나 민담, 설화 등을 민간전설의 한 소재로 삼을 수 있으며, 서양에서는 설화나 전설, 엑소시즘 등을 포함한 도시 괴담이나 나이트메어 또한 민간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동양과 서양 각각의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공포 유발 캐릭터들이 다른데 이 또한 각각의 민간전설이 갖는 특징으로 인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동양의 괴담에는 귀신 등의 비실체적 존재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다수지만 서양에는 악마나 괴물, 혹은 좀비 등 인간의 몸을 빼앗거나 초자연적이지만 영화적 상황에서 실체가 있는 존재들이 등장하며, 미국 영화 ‘프롬 헬 (2001)’에 등장하는 ‘잭 더 리퍼’ 같은 살인마도 공포를 유발하는 캐릭터로 자주 등장한다.

 

3-1 공포영화 소재 및 이미지 : 동양 공포영화

 동양의 공포영화, 특히 한국이나 일본은 처녀 귀신의 이미지가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꼭 전형적인 처녀 귀신의 모습뿐 아니라 이를 연상시키는 풀어헤친 머리, 소복 같은 하얀 원피스, 피를 흘리는 얼굴 등을 하고 등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영화 ‘장화, 홍련 (2003)’에 등장하는 귀신은 여자이며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하얀 원피스를 입은 채 등장하고, 이 영화의 또 다른 여자 귀신도 머리를 늘어뜨린 채 피가 잔뜩 묻은 얼굴로 등장한다. 더불어 일본 영화 ‘링 (2002)’에서도 하얀 옷을 입고 머리를 늘어뜨린 여자 귀신이 등장한다. 이 또한 처녀 귀신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동양의 귀신들은 주로 ‘한’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해 복수하는데 집중하며 권선징악의 구조가 보편적이다. 

 

3-2 공포영화 소재 및 이미지 : 서양 공포영화

 반면 서양 공포영화는 동양의 귀신보다는 악마나 살인자, 괴물, 또는 엑소시즘 같은 현상 위주의 이미지가 주로 드러난다. 2015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패션의 첫 번째 영화였던 영국의 ‘죽음의 제물 (2015)’에 등장하는 공포의 대상은 숲의 정령이라고는 하지만 기괴한 괴물에 가까운 이미지를 하고 주인공들을 위협한다. 미국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 (2007)’ 시리즈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 그 자체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아 공포감을 유발한다. 또한 서양은 동양보다 공포영화에서 슬래셔(slasher), 스플래터(splatter)의 역사가 깊다. 서양 공포영화는 동양의 공포영화처럼 귀신을 중심으로 한 초자연적 공포물을 비롯해 살인자가 등장하는 공포영화 또한 다수를 차지한다. 미국 영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 사건 (2003)’과 같은 경우가 살인자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이다.

공포영화 소재

3-3 동, 서양 공포영화가 다른 특성을 갖는 이유

 이렇게 다른 특징을 가진 공포 캐릭터들이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이유는 영화에 반영된 민간전설이 다르며 이 민간전설을 소유하는 민족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동양, 특히 한국은 옛날부터 무속 신앙, 그리고 이 안에서 무당이라는 존재가 귀신을 볼 수 있다고 여기는 문화이다. 영적인 존재를 믿으며 그것이 사람들의 삶과 ‘공존’한다고 믿는다. 반면 서양은 기독교나 천주교 중심의 문화이며 목사나 신부가 영적인 존재와 맞서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맞서는 행위를 엑소시즘이라 말할 수 있으며 서양에서는 영적인 존재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고 본다. 인간의 행위나 인간의 몸을 통하지 않고서는 살아있는 세계에 ‘공존할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성경에 등장하는 악마, 사탄의 존재에 영향을 받아 영화에서 공포의 이미지로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바탕에 두면서 발전한 민간전설들이 공포 영화화되면서 둘 다 민간전설이라는 부분에서는 공통적이지만 그 내부에서 공포감을 주는 캐릭터와 공포를 주는 방법에 있어서 서로 다른 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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