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 서양 공포영화에허 공포감을 부여하는 방법 - 공통점과 차이점
공포영화는 사건과 자극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전율스러운 반응을 갖도록 의도된 영화다. 그리고 그 공포의 근원은 기본적으로 정상성(nomality)을 괴물로 표현되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위협하는 데에 있다. 보편적으로 동양에서는 귀신이나 원한을 소재로 공포감을 주는 경우가 많고 서양의 경우에는 살인이나 잔혹성을 토대로 공포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비슷한 소재를 중심으로 보더라도 동양의 공포영화와 서양의 공포영화는 시청자들이 공포 반응을 느끼게 하는 데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 차이를 보여준다.
1-1 공통점
간단히 말하자면, 동양의 공포영화는 의례적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으로, 서양의 공포영화는 ‘잔인함’ 혹은 ‘기이함’으로 공포감을 부여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특히 ‘잔인함’이 대부분의 방법이다. 물론 현대로 올수록 동서양 모두 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부여하는 데 여러 가지 기법을 사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대다수의 사람이 생각하는 차이는 이러하다.
공포감을 주는 데 있어서 동서양의 공통점을 보자면 첫째로 청각적인 요소를 들 수 있겠다. 공포영화의 배경음악은 음산하고 우울하여 긴장감을 주는 것이 그 특징이다. 거기에 효과음이 더해져 시청자는 공포를 느낀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귀신의 모습이나 사람이 죽고 죽이는 모습의 스틸컷도 공포를 유발하지만, 시각적인 요소 없이 소리만 들려줘도 사람들은 그 배경음악에 긴장감을 느끼며 효과음에 의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고 흠칫 놀라거나 비명을 지르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둘째로는 스크린 안의 어둠이다. 대부분의 장면이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귀신이 나타나거나 살인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보편적으로 밤이거나 어두운 경우, 혹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흐린 날이다. 스크린 전체에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깔아 넣고,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관객들은 어디에서 무엇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를 가지게 된다. 또한 장면에 클로즈업 기법을 사용하여 공포를 주는 부분, 가장 중요한 시각적 요소를 프레임 밖에 놓는 오프신 기법의 사용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부여하는 부분 역시 공포영화에 전반적으로 사용된다.
1-2 차이점
여기서 동서양의 공포영화는 그 소재를 기반으로 공포를 주는 방법상의 차이가 생긴다. 동양의 공포영화는 전통적으로 ‘여인의 한’을 다룬 경우가 많았다. 권선징악의 구조를 띠는 경우가 다수이며 관객에게 ‘갑작스러운 귀신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공포를 준다. 갑자기 등장하는 귀신을 담아낼 때는 귀신을 좀 더 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클로즈업 샷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서양의 공포영화는 예전부터 슬래셔나 스플래터 등의 장르 중심으로 발달해온바, 죽이고 자르고 도망 다니는, 일명 ‘피가 튀기는 장면’의 제시로 공포를 주는 경우가 다수이다. 동양은 혼을 기반으로, 서양은 인간의 행동을 기반으로 공포를 주는 것에 차이를 보인다. 서양에서 악마나 흡혈귀 등이 등장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동양의 경우에는 등장인물에서 보이는 ‘귀신’이라는 무 실체적 존재가 공포를 주지만, 서양의 경우에는 ‘악마’가 인간의 몸을 차지하여 하는 말과 행동으로부터 공포를 느낄 수 있으며 흡혈귀의 경우도 그 실체가 존재한다. 이렇듯 동서양이 공포를 느끼는 범주의 차이로 인해 ‘깜짝 놀라게 하는 방법’과 ‘잔인한 행동을 보여주는 방법’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2. 민간 전설의 유형 - 사회 문화적 배경에 따른 차이
기본적으로 사회 문화란 그 나라의 역사와 종교로부터 쌓이고 형성되어 온 것으로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동양에서는 처녀 귀신을 사회문화적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또는 동양의 전통적인 귀신은 왜 보통 처녀 귀신의 모습을 띠고 있을까. 보통 여인의 한이 그 주된 소재가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여인의 삶을 띄어온 동양에서의 여인의 사회적, 역사적 위치가 큰 원인이 된다. 동양에서는 서양에 비해 여권의 신장이 늦고 여인의 사회적 위치가 낮게 자리한 역사가 길어 사회 문화적으로도 여인의 권리가 낮은 삶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영화 ‘아랑 (2006)’의 소재가 된 아랑 설화 역시 원령설화의 전형적인 형태로 여인의 한을 담고 있다. 누구보다도 억압된 존재로써의 한을 보여주며 이는 처녀 귀신이 아닌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 사회에 밀접히 자리 잡은 귀신에는 보통 기득권자나 사회 권력 피라미드의 위층의 자리 잡은 존재의 원한이 아닌 그 밑바닥의 억압받는 설움과 한이 귀신의 모습으로 형상화되는 것이 다수다.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 상영작이었던 한국 영화 ‘손님 (2015)’에서도 마을 이장이 아닌, 문둥병에 걸린 사람들을 지키다 마을 사람들에 의해 죽은, 마을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밑에 위치하는 무당과 객인 우룡이 한이 주체로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사회적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며 여권신장이 동양에서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바 있지만 서양 역시 여성의 권위가 낮았던바, ‘마녀’라는 소재가 서양의 전설과 괴담에 큰 자리를 차지한다. 캐나다 영화 ‘사일런트 힐 (2006)’에서 마녀사냥을 당했던 아이도 여자아이이며, 미국의 ‘크루서블 (1996)’에서 마녀재판을 당하는 아이들 역시 전부 소녀로 그려진다.
동양의 괴담이 거의 하위계층의 한을 담은 이야기가 다수인 반면 서양은 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는 경향이 크다. 미국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2009)’에는 서양에서는 굉장히 미신적인 존재에 해당하는 유랑 민족, 집시 노파의 저주가 그 소재가 된다. 또한 ‘죽음의 제물 (2015)’은 아일랜드의 숲을 빼앗긴 정령들의 복수가 민담으로 나타나며, 영화 ‘프롬 헬 (2001)’에서는 ‘잭 더 리퍼’라는 전설 속 살인마가 등장하여 악마나 유령의 범주를 벗어나기도 한다. 과거로부터 동양이 자연주의적 관습을 가지고 영적인 존재를 삶에 뿌리박은 것, 유교 윤리의 큰 영향으로 권선징악 등의 구조가 크게 작용하는 반면 서양은 인간주의적인 관습이 민담과 전설에서도 실체를 띄며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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